먼저 이 책에 대한 소개에 앞서 이 책은 내가 처음으로 구매해 본 "중고서적"이다. 나는 책을 깨끗히 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집에 두는 건 새 책을 좋아라 한다. (물론 도서관이나 책방에서 읽는 책의 경우 까다롭게 따지지 않는다. 오히려 오래된 책에서 나는 그 특유의 향(?)을 꽤나 즐긴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중고로 사게 된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더워서. 땀 흘리다 지쳐서. 숨을 곳을 찾다가 중고서점을 찾게 되었고(
2019/08/06 - [vita] - 걷기 쉼터 #2 (YES24 중고서점 강남점) )
거기서 다양한 종류의 책을 봤다. 물론 맘에 안 드는 책이 더 많긴 했는데, 이건 중고서점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요즘 내가 그렇다..시대에 맞지 않는 책을 원하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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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버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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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책 선정에 있어서는 '이 책의 어떤 점이 끌렸느냐'인데, 첫 번째는 제목, 두 번째는 표지 색깔, 세 번째는 작가의 이력이다. 특히 세 번째 작가의 이력 부분은 아주 특이해서 검색까지 해보며 작가에 대해 추가적으로 확인도 해봤다. 이 부분은 궁금해 하시는 분이 있을 경우 요청이 있으면 공유할 수 있다. 짧게 공유하면, 이 작가는 원래 전기 작가(https://dic.daum.net/word/view.do?wordid=kkw000223754&supid=kku000283116)이다. 그리고 잠시 서서 맛 본 이 작가의 문체이다. 요즘은 매우 비 주류인 읽기 어려운, 정리되지 않은, 약간의 괴테스러운(?)이라고 나는 표현한다 이러한 글쓰기 타입을. 그리고 꽤나 좋아한다. 정신 분열이 일어난 듯이 마구잡이로 작성된 것 같지만 망각을 조금 활용하는 느낌의 글쓰기랄까. "다 보여주긴 싫은데, 능력이 있으면 한번 봐."라고 말하는 것 같은...
책의 내용은 로즈버드(영화 '시민 케인'에서 처음 정의된 단어로,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진짜 모습을 폭로하면서 우리를 배반하는 그 보잘것없는 것") 라는 워딩을 각 에피소드에서 활용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어떤 이야기는 재미있고, 어떤 이야기는 너무 많은 배경 지식을 필요로 하기도 하며, 어떤 이야기는 지루하기 짝이 없다. (이건 아마도 배경 지식의 부족에서 오는 부분일 가능성이 높다.) 나는 그래서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작성 하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이해가 안된다고 기록할 예정이다. 그리고 후에 다시 읽게 된다면 그 부분을 채울 수 있길 염원해보도록 하는 걸로.
에피소드는 총 7개이고, 각 이야기마다 엄청난 참고 문헌이 있어서 다 따라 갈려면 한 달이라는 기간은 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 달이라는 기간을 한정한 이유는 독서모임 정모 주기이기 때문이다. 그 뒤로도 업데이트 할 수도 있으나 우선 1차 기한, 8월 17일이다.
러니어드 키플링,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다이애나 왕세자비, 장 물랭, 파블로 피카소, 파울 첼란, 피에르 보나르.
7 명의 인물 중 내가 들어는 본 인물은 총 3명, 그 중에 인물에 대해 조금이나마 경험을 해본 건 2명이었다. 그 외에 인물들은 책을 읽어가면서 파악하고 검색하고 또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진도를 나가고 있다. (물론 작가 또는 편집자는 이런 나를 위해 간단한 인물 설명을 책에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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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인물 별 인상깊었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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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디어드 키플링
시란 아름다운 디테일들로만 형성된 것이며, 거기서 빠져나올 필요가 없다고. p12
사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는 아주 강인한 성격의 사람들까지도 피폐하게 만든다. 그런 상태보다 사람을 더 망가뜨리는 것은 없다. p44
그가 비탄에 빠져 망가지는 모습은 그 누구도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런 괴로움은 남들과 나누는 게 아니니까. 견디고, 버티고, 자제 해야 한다. p61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다이애나 왕세자비
이 사회에서는 잘못된 취향을 가지면 사회적 신분 상승을 절대로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해가 떨어지면 더 이상 갈색 신발은 신지 않아야 한다. 이는 모든 젠틀맨의 비밀스러운 계율들 중 하나다. 'No brown after six'. p116
그 디테일은 사소한 것이지만 그것은 한 인물을 결정적으로 분류해놓는다. P118
"독일 공군과 우리의 전위적 건축가들 사이에 한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둘 다 런던을 파괴했지만, 독일 공군은 그래도 다시 건설하지는 않으려는 좋은 취향을 갖고 있었습니다." p124
우두머리 시종들이 자기 주인들보다 더 속물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기이한 장면을 보게 된다. p125
장 물랭
결심이 서면 자기 의무라고 생각되는 것에 필요한 행동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간단해진다 : 자기 의무라고 생각되는 것을 완수 하는 데 필요한 행동들 p191 (이 문장은 필사본과 실제 출판본 간의 차이를 보여주는 부분인데, 느낌히 확 달라지는 부분을 볼 수 있었다.)
텍스트들이 얘기해주고 있긴 하지만, 그것들이 목소리를 대신 하지는 못한다. ... 언제가 되어야 우리는 그의 목에 스카피를 두르는 것을 마침내 멈추게 될 것인가? p200
파블로 피카소
하지만 때로는 사람도 미술작품과 마찬가지로, '알려지지 않은' 사람은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사람으로 바뀔 수도 있다. p213
피카소는 모든 것을 다 간직했다. 진정으로 모든 것을 다...피카소는 대단한 피카소 수집가였다. p214
단 몇 명만이 그 미세한 디테일을 간파했다. 그 이상 더 많은 사람이 알아챌 필요는 없다. 그런 것들은 단 몇 명만을 위해 만들어지는 거니까 p227
파울 첼란
시간이, 세밀하게 배정되어 너를 돕는다. p248
그 손목시계는 몸의 일부가 될 정도로 손목에 늘 채워져 있었따. 그는 글을 쓰는 오른쪽 팔에 시계를 차지 않고, 심장 가까운 왼쪽 팔에 찼다. 아침 기도를 위해 둘둘 말아 끈으로 묶어놓은 두루마리들의 팔, 결혼반지로 끝 부분을 마감하는 팔 p257
시간은 시계에서 튀어 올라 그 시계 앞에 자리 잡더니 그에게 정확하라고 명령했다. p262
자살자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죽음을 주었다' 라고 하며 마치 선물이라도 되는 듯이 표현하는데, 사고로 죽은 사람에 대해서는 마치 그가 죽음을 찾아다녔다는 듯이 '죽음을 반견했다' 라고 표현한다. p271
피에르 보나르
'도달하지 못한 것' 보다는 '미완' 이 덜 힘들다.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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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난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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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정말 힘든 책이었다. 짧게 표현한다면 이렇게 끝내고 싶을 정도로 읽는 내내 피로도가 엄청나게 올라갔던 책이다. 문장 길이도 뒤죽박죽이며 번역체도 많고 아주 힘들었는데, 그것이 싫었다는 건 아니다. 하루를 비워서 쭉 읽을 수 있었다면 더 좋은 정리를 할 수 있었을 거라 기대되는 책이었다. 책의 제목인 로즈버드를 각 인물에서 찾지만 읽는 중에 인물 자체에 빠져들어 책 제목을 날려버리는 실수를 열 번은 넘게 한 것 같다. 그만큼 읽기 힘든 책이었다. (보통 이런 번역체인 책을 읽을 땐 원서에 대한 열망이 생긴다 늘. 하지만 이 책은 아니었다.)
책의 마지막에 적혀 있는 작가의 말 또한 인상 깊다. * 전기는 늘 앞사람들이 쓴 책들에 큰 빚을 지고 있다. 그래서 더욱 '멀티바이오그래피' 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얼마간의 밀도를 인정하신다면 그 밀도가 어디서 오는 것인지를 아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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