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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er

(미셸 투르니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

요즘 읽는 책들은 왠지 한없이 나를 작아지게 하는 느낌..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책을 읽는데 사전지식이 너무 부족해서 온전히 읽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근데 약간 변태스럽게도 이런 느낌을 꽤나 즐긴다..하하하하.

살아가다보면 비슷한 것들을 통해 비교를 하기도 하지만 '엄친아'와 같이 전혀 다른 존재와도 비교를 당하기도 한다. 물론 전혀 달라보이는 저 존재 조차 까보면 다 비슷하다는 것이 세월이 나에게 준 선물 같은 것이지만. 이 책은 비슷한 것이 아닌 정반대의 것을 통해 비교를 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책이다. 그 중에서는 '이건 정말 반대 개념이군' 같은 것들도 있지만 '이게 왜 반대 개념이지?' 라는 것도 있다. 물론 플로우를 잘 따라가보면 결국에 하고픈 말을 이해할 수 있으니 이것도 꽤나 재미라고 볼 수 있다. 

 

책을 고르게 된 이유?

2019/08/06 - [vita] - 걷기 쉼터 #2 (YES24 중고서점 강남점)

 

걷기 쉼터 #2 (YES24 중고서점 강남점)

앞서 예고한 것 처럼 그리고 첫 걷기 쉼터에 #을 붙여 놓은 이유로, 나는 몇 개의 걷기 쉼터가 있다. 꽤나 아늑하기도 하고, 시간을 보내기도 좋고. 시간을 보냈을 때 알차게 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곳. 때..

mingserendipity.tistory.com

요즘 따라 자주 가는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훅 당기는 책들이 올 때가 있다. 베스트셀러만 스포트라이트를 주는 보통 서점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랄까. 제일 먼저 목차를 보고, 그 다음엔 표지와 뒤표지 순서로 훓어본다. 그러면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책일지, 열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책일지, 열어 보기 싫은 책일지가 대~충 정해지는데 온전히 나를 믿고 쓱 고른다. 늘. 이번에도 이런 방식으로 보다가 이번엔 '뒤표지'에서 딱 기분이 좋았다. "포크와 스푼" 의 일부분이 써내려가고 있는 모습이 맘에 쏙 들었었다. (실제로 읽었을 때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다른 부분이 더 많았지만..ㅎㅎ)

좋았던 부분들

<황소와 말>

<목욕과 샤워> 맑은 물에 샤워하는 사람을 채찍처럼 후려갈긴다.

<동물과 식물> 마치 식물이 놀라우리만치 잘 움직이는 동물을 부러워해서 그들을 관찰했다가 이용하는 것 처럼 보일 정도이다.

<철도와 도로>

<주인과 하인> 노예는 물질적으로 열등한 상황 때문에 자신의 영혼마저 천박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다. 자신의 처지로 인해 '노예근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주인은 이 영혼의 척박함을 기회로 삼아서 자기 자신의 이익을 정당화한다.

<포크와 스푼> 스푼의 어원은 달팽이껍질을 의미하는 라틴어 cochlea...포크에는 어딘가 악마적인 데가 있다.

<지하실과 다락방> 이 장소들은 둘 다 모두 어둡지만 그러나 어둠의 성격은 매우 다르다...지하실은 삶의 장소이며, 다락방은 죽음의 장소이다.

<물과 불> 사람들은 잔인한 동기, 또는 퇴폐적인 동기 때문에 어떻게든 물과 불이라는 두 적수를 접근시켜보려고 애를 쓴다...

<역사와 지리> 유토피아를 어원적으로 해석해보면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는 뜻이다.

<쾌락과 기쁨> 쾌락은 파괴의 한 가지 형태인 소비를 동반하는 감정이다.

<두려움과 고뇌> 

<조롱과 찬양>

<기억과 습관>

<말과 글> '차게 식은 뒤' 기억을 더듬어 쓰여진 것,,연설문에 대해서.

<재능과 천재성>

어떤 글과 어떤 글

분명 좋은 부분을 봐서 책 귀퉁이를 접는 내 습관이 발현되었을 텐데, 다시 읽었을 땐 그 부분이 슝 날라가버리는 경우가 꽤 있다. 그건 어쩌면 장소, 시간, 그때의 마음 등 모든 잡다한 것들이 영향을 줬으리라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같은 글도 다르게 해석하고, 만약에 그 글이 수능에 나온 지문이라면 평가를 할 수 있지만 수능을 친지 15년이 넘어가는 지금은 누구도 내 해석을 틀렷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내 해석을 듣지 못할테니까 하하하.

 

이런 책을 읽으면서 드는 공통적인 생각은 언어의 폭도 이해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요즘은 원서에 대한 도전 욕구가 마구마구 솓아오르는 중인데, 아마도 다음 책은 원서가 되지 않을까 한다. 제발 어렵지 않고 유용한 놈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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